좋은글말

[스크랩] 황 혼

지와이원 2011. 6. 19. 16:02

 

 

 

      황  혼

 

                     /햇가지: 이   정  태 시인

 

낙조가 석양에 가리면 

낙조의 머리는 붉다.

수평선 위  붉게 타고 있든 석양

바다를 덮고 하늘까지 닿았네

진한 주황빛으로 바다를 건드린 석양이

금빛싸래기가 되어 바다속으로 잠겨

불이 났다

붉은 황색의 불꽃이 일어났다.

불꽃이 백사장을 황색으로 물드리고

모래성을 쌓아 길손을 부르네

해변의 길손이

황혼의 나그네가,

 

낙조의 눈에서는 물방울이 맺혔네,

그리고 흐느낀다.

끼럭끼르럭 끼럭끼럭 끼르럭.

바다가 밀고온 석양에 붉게 멍든 낙조,

점점이 밟아논 모래밭에는

바다를 너무 사랑했든 나그네가

황혼에 넔을 잃고  

낙조의 눈물이 떨어진 모래밭을

휘휘 젓어며 허리굽혀

황혼의 의미를 찾는다.

출처 : 향기좋은우리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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