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스크랩] ▶백수의 여름나기

지와이원 2013. 7. 4. 23:51

 

 54

 

 

 

 
 
    ◆백수의 여름나기
 

삼복탁족도.jpg

삼복탁족도(부분) [출처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 ]

 

          ◆백수의 여름나기

 

    무더운 여름철이 돌아왔다.

    주간 일기예보에 따르면,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비가 오겠다고 한다.

    비가 오면 기온이 어느 정도 내려가겠지만,

    여름 날씨는 본래 변덕스럽기 때문에,

    백수(白手)에게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그냥 참고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던 시절에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더위를 피했을까?

    조선시대 선비들에게 있어서

    피서는 단순히 더위만을 피하는 행위는 아니었다.

    시원한 물과 그늘에서 더위를 피하면서

    수신(修身)을 할 수 있는 발씻기와 글읽기가

    대표적인 피서법이었다.

 

      다산 정약용의 '다산시문집'에는

      8가지 피서법이 있다고 한다.

 

    ●첫째, 깨끗한 대자리에서 바둑두기,

    ●둘째, 소나무 단()에서 활쏘기,

    ●셋째, 빈 누각에서 투호놀이,

    ●넷째, 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뛰기,

    ●다섯째, 서쪽 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

    ●여섯째, 동쪽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일곱째, 비오는 날 시짓기,

    ●여덟째, 달 밝은 밤 발씻기 등이 그것이다.

 

    정조대왕의 어록인 일득록(日得錄)에 따르면,

    정조대왕은

“   더위를 물리치는 데는 독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책을 읽으면 몸이 치우치거나 기울어지지 않고

    마음에 주재(主宰)가 있어서 외기(外氣)

    자연히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서민들은 서책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매일 일하지 않으면 연명할 양식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자연히 서민들의 피서법은 선비들의 피서법과는 달랐다.

 

    서민들의 피서는

    마음의 수양보다는 보신(補身)이 중심이었다.

    삼계탕이나 보신탕으로 쇠약해진 기운을 보충한다든가,

    간혹 천렵(川獵)을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서 매운탕을 끓이고

    막걸리를 마시면서 더위를 피했다.

    선비들이 즐겼던 탁족(濯足)보다는

    서민들은 등목, 머리감기, 몸씻기 등

    짧은 시간에 몸을 식힐 수 있는 피서법을 택했다.

    유두(流頭)날에

    약수로 머리를 감으면 부스럼을 앓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어

    여자들은 일부러 약수터를 찾아 가거나

    산이나 계곡에서 쏟아지는 폭포물을 맞는

 ‘  물맞이 놀이도 즐겼다고 한다.

 

    현대인들의 피서법은 어떠한가?

    현대인들의 생활양식은 직업과 소득수준,

    연령층에 따라서 너무나 다양하다.

    그러므로,

    개인의 사정에 따라서 피서법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나는 며칠 전부터

    이문열의 장편대하소설 변경을 읽고 있다.

    물론 내가 대하소설을 읽는 것은 피서의 한 방법이다.

    아침 한 끼는 찐 감자와 토마토로 대신하고

   (사실 식사 메뉴는 아내가 정하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ㅎㅎ),

    매일 가벼운 운동을 하며,

    가급적 자주 도서관을 이용하려고 한다.

 

    나는 이제 은퇴하면 노인백수가 된다.

    그러므로 나는 당연히 백수의 피서법에 관심이 많다.

    노인백수는 어떻게 여름을 보낼 수 있을까

 

  Ocean View: Acrylic on canvas 39in x 26in

 

    #1. 보신

    몸의 기운을 돋우는 보신 음식으로서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을 위한

    삼계탕과 보신탕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과잉영양섭취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여름철에 보신 음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노인들은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열량이 높은 음식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여름철에 노인들은

    하루 한 끼 정도는 콩국수나 찐 감자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어떨까?

 

    #2. 물놀이

    물놀이는 값싸고 효과적인 피서법이다.

    여름철에 노인들은 등목과 머리감기,

    몸씻기 등을 자주하여 몸을 식혀야 한다.

    시간이 많을 때는 산수(山水) 좋은 곳을 찾아가서

    탁족의 낭만을 즐길 수도 있다.

 

    #3. 취미생활

    사람에 따라서 취미는 다르다.

    피서를 위한 취미로서, 우선 책읽기와 글쓰기만 고려해 보자.

    정조대왕은 피서법으로 독서를 추천하였고,

    다산 선생은 비오는 날 시짓기를 피서법 중의 하나로 권했다.

    책읽기와 글쓰기는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노인백수가 경계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무료함이다.

    무료함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도

    건전한 취미생활은 필요하다.

 

    #4. 운동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

    같은 종류의 운동을 매일 계속하면 지루할 수도 있다.

    헬스장이나 수영장에 다니더라도,

    가끔 등산이나 둘레길 걷기 등으로

    분위기를 바꿀 필요도 있다.

 

    #5. 다중이용시설

    노인백수가 이용할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은

    도서관, 노인복지관, 영화관, 수영장, 백화점,

    대형 서점, 증권회사 객장 등이다.

    그 중에서 도서관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피서시설이다

    도서관에서 책읽기와 글쓰기를 하면서

    올해 여름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바람돌  블로그에서 -

 

   
 

 

 

 

출처 : 향기좋은우리카페
글쓴이 : 地坪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