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질벙

피하고 싶은 상황 만들어 견디는 연습… 약 먹으며 강도 높여

지와이원 2012. 8. 22. 16:58

 

강박증 치료법
인지행동치료·약물 병행 모든 치료 끝난 뒤에도 약은 1년 이상 계속 복용 재발 잦으면 평생 먹어야
5년 돼도 치료 효과 없으면 전극 이용한 뇌 수술 고려 30% 정도는 증상 완화돼

인지행동치료:가벼운 강박증상부터 해결

힐링유 심신치유센터 최지환 원장은 "우울증·불안증은 어떤 상황에서 환자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인지'가 중요한 데 비해 강박증은 환자의 '행동'을 고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가 강박관념을 갖는 상황이나 대상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킨 뒤,

 환자가 견디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다.

개인의 스케줄과 병을 고치려는 의지에 따라 평균 10회 진행한다.

책이 더러워지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는 안모씨의 사례로 인지행동치료 과정을 소개한다.

더러운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을 참지 못하는 환자가 인지행동치료를 받고 있다.
우울증·불안증 환자의 치료는‘생각’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
강박증 환자 치료는 ‘행동’을 고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치료 전 상담=남이 자기 책을 만졌을 때 드는 기분, 동반 질병,

자살에 대한 생각, 가족과의 관계 등을 주치의와 공유한다.

 

순위 매기기=참기 힘든 강박 증상에 대해 환자가 순위와 점수(불편감: 0~100점)를 매긴다.

참기 힘든 것일수록 점수가 높다. 점수가 낮은 증상부터 치료한다.

 

상상하기=남이 책을 만지는 '괴로운' 상황을 충분히 상상한다.

치료 시작=주치의가 펜으로 안씨의 책을 건드리거나 긁으면, 안씨는 불편감을 점수로 말한다.

점수가 30점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5분 간격으로 주치의가 책을 건드리면서 질문을 던진다.

안씨는 가장 강박증을 심하게 느끼는 상황(절판된 전공책을 남이 손으로 만지는 것)은

결국 이겨내지 못했지만, 현재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약물치료:재발 잦으면 평생 복용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계열의 프로작, 세로자트, 졸로프트 등을 표준치료제로 쓴다.

약물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받아야 효과가 있다.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빈 교수는 "인지행동치료가 끝나도 1년 정도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며 "약을 끊었다가 2~3회 재발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비·졸음·구강건조 등 일시적인 부작용이 있다.

'에스시탈로프람'이 SSRI 계열 최신 약물로, 복용량이 기존 치료제의 절반이고 부작용도 적다.

유빈 교수는 "표준치료약이 맞지 않거나 동반 질환이 있으면 항불안제로

쓰는 부스피론, 조울증에 쓰이는 리티움 등 다른 약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술:수술해도 약물치료는 계속

인지행동치료·약물치료를 5년 이상 받아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뇌는 생각을 계속하게 만드는 회로와 생각을 멈추게 하는 회로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강박증 환자는 이 균형이 깨져 있다.

전극, 고주파, 초음파 등을 이용한 수술로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회로를 절제한다.

수술은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의 신경외과에서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수술을 받는 환자는 1년에 2~3명 정도로 많지는 않다.

수술하면 30% 정도의 증상 완화 효과를 보며, 수술 후에도 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2012.08.22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